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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에 관한 잡담

미국에서 살기

by fast airplane 2024. 10. 1.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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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처럼 독서실이나 스터디 카페같은 곳이 없는 미국에서

조용하게 공부하기 위한 공간을 찾기는 참으로 어렵다.

그나마 자주 가는 곳이 동네 공립 도서관들.

미국은 정말 작은 도시라 해도 도시나 타운마다

공립 도서관들이 있는데

이 도서관들 수준 차이가 정말 천차만별이라는 거.

 

우리 동네에 있는 몇몇 도서관에 대해 얘기를 해보자면

 

F 도서관 - 여긴 지은지 얼마 안되어 건물이 깨끗하고

새 건물이지만 앉아서 공부할 만한 공간은 거의 없다.

게다가 가장 큰 문제는 새로운 건물답게 새로운 시도를 했는지

천장이 엄청나게 높아 소리가 어마어마하게 울린다는 거.

이 도서관에 한시간 정도 있다 그 울리는 소리에

머리가 아파질 지경이라 오래 머물 수가 없었다.

여기서 하루종일 일하는 직원들에게

청각에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하는 걱정까지 될 정도다.

이런 설계를 한 건축가는 도대체 무슨 생각이었을지...

 

R 도서관 - 규모는 작지만 그래도 앉아서 공부할

공간이 조금이라도 있는 편인데

여기는 진짜 동네 아기들 어린이들 집합소인 듯.

앉아서 공부할만한 공간 바로 옆에

키즈 섹션이 있는데 여기서 애들이 정말

시끄럽게 떠들고 울고 불고 난리도 아니다.

이렇게 시끄러운 공간에서 집중하기란 불가능.

이 도서관은 차라리

키즈 전용 도서관으로 만드는게 나을 것 같다.

조용한 도서관으로서의 기능은 이미 상실한 지 오래.

게다가 건물 설계를 누가 했는지 몰라도

오후가 되면 천장 위에 있는 창문에서

햇빛이 직접 들어와 눈을 뜨기가 힘들 정도다.

이건 기본적인 설계부터 잘못된 시설이다.

 

S 도서관 - 여기는 무슨 타운홀 같은 정부 청사 건물

지하에 도서관이 있는데 규모가 너무 작은데다

앉아서 공부할만한 곳 바로 옆에

엄청나게 큰 히터 호스같은게 있어

그 웅웅 거리는 소리가 너무 시끄러워

정말 집중하기는 불가능.

이 도시는 부자 동네로 유명한 곳인데

왜 도서관 퀄리티는 이 정도 밖에 안되는 건지...

세금 걷어서 다 어디다 쓰나요?

 

G 도서관 - 그나마 공부할만한 공간이 많고

도서관 규모도 큰 편이라 자주 가는 편이긴 한데

정말 동네 어중이 떠중이 다와서

공부하는 공간에 사람들이 너무 심하게 떠든다.

게다가 온라인으로 미팅을 하거나

그룹 미팅하는 사람들은 왜그리 많은지.

조용한 스터디룸에서 

그룹 미팅은 좀 자제해야하는 거 아닌가?

가끔 도서관 직원이 나와 주의를 줘도 그때뿐.

왜 이리 기본 공중 도덕을 갖추지 못한 사람들이 많은 건지...

정말 너무 괴롭다.

 

C 도서관 - 건물도 좋고, 조용하고 깨끗하긴 한데

개인적으로는 집에서 멀다는 것이 단점이라면 단점.

그리고 운영시간이 너무 짧아

아침 늦게 열고 오후 일찍 닫아버린다.

여기에 대해 내가 직접 항의 메일을 보낸 적도 있으나

답장도 당연히 없고 바뀌지도 않는다.

 

F 도서관 - 여기는 앉아서 공부할 책상이랑 의자가

후져도 너무 후져서 오래 앉아있을 수가 없다.

이 역시 부자 동네로 유명한 곳인데

도서관 퀄리티는 정말 안습.

 

H 도서관 - 도서관 규모가 우리집 거실만한 규모 같은데다

책상엔 충전할 수 있는 전기 콘센트도 없다.

근데 여긴 워낙 동네가 작은 동네라

이런 도서관이 있다는 것조차 놀랄 정도긴 하다.

 

U 도서관 - 여기도 거리만 가까우면 매일 가고 싶을 정도로

조용하고, 책상 의자도 잘 갖춰져있는 편이나

어이없게도 옆 쇼핑 센터와 주차장을 공유하는 통에

주차할 곳이 없는 것이 단점.

 

N 도서관 - 공부하러 도서관에 가는게 가장 큰 이유지만

가끔 잡지나 신문을 보기도 하는데

이 도서관은 잡지 신문이 정말 잘 되어있어 좋다.

공부할 공간도 꽤 있는 편이고.

근데 집에서 멀어서 이 또한 가본지가 오래되었다.

다음엔 이 도서관에 오랜만에 들러봐야할 듯.

 

 

정말 집에선 집중하기가 힘들고

뭔가 스터디 카페나 조용히 공부할 수 있는

전용 독서실같은게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ㅠ

24시간 운영은 바라지도 않지만

아침부터 밤까지라도 조용히 공부할 수 있는 시설이 있는

한국이 너무 부럽다.

 

스타벅스 같은 카페에서 공부하겠다 생각해본 적이 없는데

앞으론 동네 스타벅스 탐방을 해봐야하나....

좀 괜찮은 스타벅스가 있나 찾아봐야겠다. 

 

그리고 도서관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며 느낀 것 중 하나.

사람이 한시간 집중하면

정말 많은 일을 할 수가 있고

두시간 이상 도서관에 엉덩이 붙이고

꾸준히 앉아있는 사람은 찾아보기가 힘들다는 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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