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에이 공항은 항상 무지하게 바쁜 곳입니다.
밤에도 이른 새벽에도 어찌나 터미널에 차들이 많은지...
정말 엘에이 트래픽은 악명이 높은 것 같습니다.
24시간 트래픽이 있다고 하면 과장이겠지만요.
엘에이 공항에 갈 때마다 터미널에 가득한 사람들로 늘 붐비기도 합니다.
근데 생각해보면
날씨가 좋고 살기가 좋으니 인구가 자연스레 많이 모여들게 되고
그러다보니 부동산 가격이 오르고 트래픽이 심해지는 건
어찌보면 당연한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저역시 캘리포니아에서도 특히 엘에이에 가면
다양한 인종들 그리고 한국 사람들도 많이 보게되어
뭔가 백인들 사이에 나혼자 이방인인 듯한 느낌은 사라지니까요.
참 미국에 20년을 넘게 살아도 그런 느낌은 어쩔 수 없나봅니다.
날씨도 좋고 사방에 아름다운 해변과 산이 있는 곳...
하지만 그 부동산 가격과 높은 세금은
제가 감당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에
오늘도 엘에이로 이사갈까?라는 고민은
그저 짝사랑에 불과한 것으로 흘려보내게 되네요.
그동안 엘에이에 여러번 방문해보았지만
정말 가고 싶었던 곳은 게티 센터였습니다.
코로나 때 문을 닫아 그동안 가고 싶어도 가지 못했었는데
이번에 짬을 내어 드디어 게티 센터에 다녀왔지요.
게티 센터는 미국의 석유 재벌이던 폴 게티가
본인이 수집한 미술품을 바탕으로 만든 미술관인데
유명한 미술품 뿐만 아니라 멋진 건축물과
엘에이 전경이 한 눈에 보이는 뷰,
그리고 아름다운 정원으로도 유명한 엘에이의 명소이지요.
입장료는 무료이지만 주차비가 차 한 대당 $20이 있어
여럿이서 가는 것이 이익일 것 같네요.
뭐니뭐니해도 게티에서 가장 유명한 곳은
인상파 작품들이 전시되어있는 곳,
그 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작품은
이 고흐의 <아이리스>일 것입니다.
다른 그림보다 유독 이 그림 앞에만
사람들이 아주 많은 것도 이 그림의 유명세를 말해줍니다.
고흐가 요양원에 들어간 후 점차 안정을 찾아가는 와중에
요양원의 정원에 있는 보라색 꽃인 이 아이리스를 그렸다고 하지요.
이 생동감넘치는 터치와 색감이라니...
미술에 문외한인 저도 고흐의 유명 그림을 실제로 보니
찬사 밖에 나오질 않습니다.
클로드 모네의 건초더미 <wheatstacker>연작 그림도
게티센터에서 꼭 보고가야할 작품입니다.
프랑스 시골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건초더미를
계절과 시간의 빛에 따라 모두 다르게 그린 연작 작품으로
이 연작을 소장하고 있는 미술관 역시 세계에 몇 되지 않는다고 하는데요.
그 중 하나를 게티 센터가 소장하고 있습니다.
그냥 지나가면서 아무렇지도 않게 볼 수 있는 건초더미를
이렇게 예술작품으로 승화시키다니...
대가 화가의 눈은 확실히 다르다는 걸 몸소 깨닫습니다.
네덜란드의 빛과 그림자의 화가 렘브란트가
젊은 시절 그렸다는 웃는 자화상 역시
게티센터에선 꼭 봐야할 작품입니다.
실제로보면 이 그림은 크기가 굉장히 작습니다.
규모가 크고 화려한 그림은 아니지만
렘브란트의 젊은 시절 초상화로 유명한 그림이지요.
게티 센터가 이 작은 그림을
2500만 달러에 구입했다고 합니다.
이 외에 모네가 그린 <sunrise>와 <루앙 대성당 정문>도
인상파에서 아주 유명한 그림들이지요.
붓터치 하나하나가 이렇게 아름다운 그림이 되다니
그림의 결이 살아 숨쉬는 느낌이었습니다.
이래서 작품은 실제로 봐야하는 것인가 봅니다.
게티 센터에서 가장 보고 싶었던 작품 중 하나가
마네의 <봄>이라는 작품이었는데
무슨 이유에선지 지금은 전시를 하지 않고있다고 해서
아쉬운 발걸음을 돌릴 수 밖에 없었습니다.
흰 대리석으로 만든 게티 센터의 건축물은
로마의 콜로세움에서 쓴 돌과 같은 돌이라고 하던데...
정말인진 모르겠지만 어쨌건 멋진 건축물임은 틀림이 없습니다.
여기서 미술 작품 감상 후 잔디밭에서 피크닉을 즐겨도 되고
잘 가꾸어진 정원을 산책해도 되고
엘에이의 전망을 감상해도 되니
엘에이에 이보다 멋진 공간이 있을까요.
이상 게티 센터 방문기였습니다.
2024년 파리 (0) | 2024.09.02 |
---|---|
로마 (2) | 2024.07.12 |
호텔에서 지내는 것이 싫은 이유 (0) | 2023.05.03 |
스페인 마드리드 (0) | 2021.04.05 |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