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입국, 암스테르담 고흐 미술관
암스테르담 고흐 미술관에 다녀왔다.
사실 이번 암스테르담 여행 목적은 튤립 축제인
큐켄호프를 가기 위함이었다.
큐켄호프는 3월 말부터 5월 중순까지만 열리고
한 해를 놓치면 다음 해를 기약해야 하기 때문에...
원래 코로나 전에 큐켄호프를 가야겠다는 생각을
여러 번 했었는데 못가고 코로나가 터지는 통에...
올해는 꼭 가야지 하면서도 생각만하고 있다가
네덜란드 출신 동료 승무원에게 물어보니
꼭 가보라고 추천을 해줘서... 올해 가게 되었다.
그래, 이왕 암스테르담 가는 거,
큐켄호프 하나만 보고올 수는 없으니
고흐 미술관도 가야겠다 하고
표를 예약하려고 보니...
4월 예약은 이미 예전에 끝났고
5월 초 예약이 가능한 상태였다.
참고로 고흐 미술관은 현장에서 표를 사는 것이
아예 불가능한 곳이라
미리 인터넷으로 표를 사지 않으면 입장할 수가 없는 곳.
그래서 원래 4월에 가려고 했던 큐켄호프를
5월 초에 가게 되었다.
큐켄호프가 목적이었는데 고흐 미술관 때문에
일정을 바꾸는 이 아이러니...ㅎㅎㅎ
고흐 미술관도 거의 한 달 전에 인터넷으로
표를 구매해야 가능했는데
안네 프랑크의 집 같은 경우에는
아예 5월 전체가 예매가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정말 요즘 웬만한 관광 명소들은
몇 달 전에 표를 사야 들어갈 수 있는 상황...
초성수기도 아닌 5월이 이 정도면
6-7월은 정말 난리도 아닐 것 같다.
마지막으로 암스테르담갔던 게
코로나 전이었기 때문에
정말 오랜만에 온 암스테르담 스키폴 공항.
공항에 내리니 나를 반기는 미피 인형들.
미피는 네덜란드 출신의 토끼 캐릭터인데
난 미피 애니메이션을 한 번도 본 적이 없어
캐릭터만 친숙하다는...
이민 수속하는데 기다리는 시간...
아침 일찍이었는데
많은 항공사가 들어오는 시간이었던건지 모르겠지만
정말 한시간 넘게 기다리고나서야
입국 수속을 받을 수 있었다.
나중에 보니 입국 수속장에 심사관이 딱 4명.
내가 묵었던 호텔은
공항 가까운 곳에 hoofddorp 라는 역에 있는
Hampton Inn이었다.
호텔 자체는 깨끗한 편이고
early check-in/late check-out도 해줘서 좋았다.
아침 일찍 도착하는 비행기 스케줄때문에
얼리 체크인이 가능하냐고 미리 이멜로 물어보니
그날그날 다르다며 일단 와서 봐야한다기에
혹시 얼리 체크인이 안되면 조금 쉬지도 못하고
바로 짐을 맡겨놓고 시내로 가야하나... 그랬었는데.
게다가 큐켄호프도 공항에서 출발하는 셔틀을 타고가고
스키폴 공항은 시내까지 거리가 멀지 않아
시내보다 나름 저렴한 공항 호텔을 예약했는데
여기는 암스테르담이 아니라
암스테르담 교통 카드를 사용할 수 없다는 걸
나중에야 알게되었다.
교통 카드도 암스테르담 공항까지만 가능.
이동이 편하게 암스테르담 48시간
교통 티켓을 구입했는데
결국은 환불을 해야했다. (쓰지 않은 티켓이라 환불을 해줌)
그리고 또다른 단점은 이 지역 일대가
엄청난 개발을 하는 중인지
호텔 주변 사방에 모두가 공사 중이었다.
한마디로 호텔 내부에 조용한 방은 없다고 생각하면 된다.
무슨 비지니스 빌딩도 엄청 들어오는 것 같고
아파트도 짓는 것 같고...
방 바로 앞에 큰 길에서도 아침부터 공사가 한창...
나야 어차피 낮엔 체크인할 때 제외하고 없을 거고
밤에 잠만 잘 거라 낮에 잠시만 있어서 괜찮았지만
하루종일 호텔에 있었어야 하거나
낮잠을 자거나 해야하면
그 소음에 아마 견디기 힘들었을 것 같다.
오후 5시 이후에는 공사를 안하는 것 같고
공사를 안하니 정말 조용한 동네가 됨.
기차를 타고 정말 오랜만에 온 암스테르담 시내.
여기 분명히 Iamsterdam 조각상이 있었던 기억이 나는데
아무리 찾아도 있질 않아
그제서야 구글을 해보니 철거가 되었다고 한다.
정말 이 도시의 상징같은 조각을 철거하다니...
여러가지 시민단체와의 이해 관계때문이라고 하는데
관광객 입장에선 아쉬운 것이 사실.
그래도 공항에는 아직 있음.
거의 한 달 전에 예약해서
힘들게(?) 온 고흐 미술관.
난 사실 미술관에 큰 흥미는 없는 편이다.
유럽과 미국의 웬만한 유명한 미술관은 다 다녀봤고
평소에 미술에 큰 관심이 있지 않기 때문인데
이 고흐 미술관은 꼭 한 번 와보고 싶었다.
드디어 오게 되어 감회가 새로웠다.
고흐 미술관에서
고흐의 초기 작품과 스케치에서부터
유명한 작품들을 한자리에서 쭉 보고있자니
그동안 내가 알던 유명 고흐의 작품들은
아주 일부분에 불과하다는 걸 알게되었다.
이런 작품들은 고흐의 초기 작품들
고흐 미술관이니 이런 작품들도 보게 되네
고흐의 유명 작품들이야
암스테르담 고흐 미술관이 아니더라도
다른 곳에도 많지만
(특히 가장 유명한 작품 중 하나인
"별이 빛나는 밤에"는 뉴욕 모마에 있음)
이런 초기 작품들은 다른 곳에서 보기 힘들 것 같다
엘에이 게티센터에 있는 아이리스와는
사뭇 다른 정물화 아이리스
고흐 그림의 색채가 많이 묻어나진 않지만
왠지 어두우면서도 가을의 정취가 묻어났떤
<포플러 거리의 가을 풍경>
Avenue of Poplars in Autumn
근데 이 포플러 거리가 실제로 어디에 있는지는
구글 검색으로도 찾질 못했다.
그냥 이 그림을 네덜란드에서 완성했다는 것 밖에...
이런 풍경화도 얼핏 모르고보면
이게 고흐의 작품인가? 싶을 정도로
초창기는 나중과는 다른 화풍을 유지했던 것 같다.
고흐 미술관에서 봤던 그림들 중
가장 마음에 들었던 작품!!
정말 역동감과 생동감이 넘치는 저 색감과 바다!!
제목은 <Seascape near Les Saintes-Maries-de-la-mer>
생트 마리 드 라 메르 바다 풍경
왜 이 작품은 다른 작품들만큼
유명하지 않은 것인가...
그림속 고흐의 서명
고흐의 해바라기.
난 해바라기를 런던 내셔널 갤러리에서도 봤었다.
얼핏 보기엔 같은 작품같은데
약간 다른 버전인 건가?
고흐 미술관은 100% 예약제이고 (적어도 내가 알기로)
분명 받는 인원수 제한이 있을 것인데
정말 사람이 너무나 많고
그에 비해 앉아서 쉴 수 있는 공간은 거의 없다.
편안한 관람은 아무래도 힘든 미술관인 것 같다.
인당 20유로인 입장권 수익만 해도 어마어마할텐데
앉아서 쉴 수 있는 의자나 소파 좀 더 마련했으면...
그리고 드디어 실물로 보게 된 <꽃 피는 아몬드 나무>
이 그림은 정말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가면
여기저기 안보이는 곳이 없다.
마치 오스트리아 비엔나에 가니 클림트의 <키스>가
정말 여기저기 안보이는 곳이 없었던 것처럼
마치 암스테르담을 상징하는 그림이라고나 할까?
이 그림은 고흐의 동생 테오의 득남 소식을
정신병원에서 편지로 받고
고흐의 조카에게 준 첫번째 선물이었다고 한다.
테오는 아들의 이름을 형의 이름을 따 빈센트라고 지었다.
이 그림을 그릴 당시 고흐는 정신병원에서
아주 암울한 나날들을 보내고 있었고
5개월 후에는 권총자살로 삶을 마감했다.
동생 테오 역시 6개월 후에 형을 따라가지만
그 조카의 방에 걸려있던 이 그림 선물의 주인공인
조카는 경제적인 어려움에도 삼촌의 그림들을 팔지 않고
나중에 반 고흐 재단을 만들어 미술관을 설립하게 된다.
왜 이 그림이 미술관 가장 마지막에 걸려있었는지
이제 이해가 가네...
내가 가장 보고싶은 고흐의 그림 중 하나가
밤의 카페 테라스인데
이 그림은 네덜란드 크뢸러 뮐러 미술관에 있다고 한다.
다음엔 이거 보러 암스테르담에서 기차타고 두시간 거리인
이 미술관에 가야하는 것일까?
오베르 쉬즈 아르 교회 이 그림은
파리 오르세 미술관에 있다고 하는데
오르세에 여러번 가봤으나 본 기억이 나질 않고-_-
마침 고흐 미술관에서 이 그림을 포함한
고흐 후기 작품 특별 전시회를 하는데
내가 떠난 5월 12일부터 시작이라네 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