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여행 - 토요스 시장 스시, 긴자 람브레 커피, 칸다 진보초 헌책방 거리, 튀김 덮밥
예전에는 도쿄에서 츠키지 어시장을 꼭 들렀었는데
이제 참치 경매를 비롯한 장외 시장은
모두 토요스라는 지역으로 이사를 가서...
제대로 된 스시를 먹겠다는 일념으로
토요스 시장에 처음으로 가보았다.
예전 츠키지 시장에서 새벽 참치 경매는
유명한 명물이었는데
이제 토요스 시장에서의 참치 경매는
도매상이 아닌다음에다 직접 갈 수는 없고
그냥 유리창을 통해서 보는 수 밖에 없다고 한다.
츠키지 어시장의 그 활기찬 시장 분위기는
전혀 느낄 수가 없고 그냥 건물 내에
쇼핑몰에서 쇼핑하는 느낌...
그 중 가장 붐비던 어느 식당.
나는 스시가 목적이었으므로 여기는 안갔는데
사람들이 많은 걸 보니 어떤지 궁금하긴 하다.
츠키지도 그렇지만
토요스 시장에서도 사실 어딜가나
맛있는 스시를 먹을 수 있을 듯하여
아무데나 들어간 곳.
메뉴에 한국어가 있었는데 "참치 만끽" ㅋㅋㅋ
참 제대로 된 번역이 아닐 수 없다.
스시를 참 좋아하는데...
미국에선 정말 맛있는 스시를 먹기란
하늘의 별따기인 것 같다.
한국에서도 가끔 스시를 먹는데
정말 가격대가 저렴한 곳을 가면
너무나 형편없는 스시가 나오고
(스시가 정말이지 너무나 얇아 기분만 나빴다는..)
그나마 좀 가격이 있는 곳에 가야
일본 못지 않은 퀄리티의 스시를 즐길 수 있는 것 같다.
일본에서야 베스트 스시는 역시 츠키지, 토요스 시장.
사진보니 또 먹고 싶네.
신선한 생선에 맛있게 지은 밥...
최고다.
토요스 시장은 정말 볼 거리가 너무 없다...
츠키지 시장가면 길거리 음식 사먹고
구경하는게 낙이었는데... ㅠㅠ
예전에 츠키지 어시장 길에서 사먹은
보들보들 계란말이랑
녹차 아이스크림의 맛을 잊을 수가 없다.
여기선 그런 정취를 느낄 수 조차 없구나.
긴자에 있는 "카페 람브레"라는 커피집에 가봤다.
일단 간판이 영어로 되어있는 걸 보면
일본 로컬 가게 느낌이라기보다는
관광객들 상대로 하는 곳이라는 느낌이 확 오긴하는데
정말 들어가니 반은 한국인들,
나머지 반은 서양인들...ㅋㅋㅋ
어쨌거나 분위기는 굉장히 아날로그스럽고
독특한 분위기의 멋진 카페인 건 맞다.
커피를 만드는 저 법랑 주전자과
뒤에 냉장고도 완전 앤틱 스타일.
일하는 사람들도 왠지 장인정신 있어보이고
커피도 기계로 추출하는 것이 아니라
핸드드립으로 전통적인 방식으로 만든다.
날이 좀 더웠던지라 아이스커피를 시켰는데
사실 내가 커피맛을 잘 몰라서인지
그닥 인상적인 커피맛은 아니었다.
쓰기만 하고...
그나마 우유와 시럽을 넣으니 좀 낫긴 했지만.
내가 마셨던 커피 중 가장 맛있었던 인생 커피는
어릴 때 인도네시아 시골에 가서 마셨던 커피.
인도네시아에 가보기 전까진
인도네시아가 커피 재배를 하는
커피 강국이라는 걸 전혀 몰랐는데...
자카르타에서 기차를 타고 5시간 넘게 간
시골 마을에 제대로 된 커피 기구도 없이
커피 가루가 바닥에 그대로 남아있던,
커피잔도 이가 빠져있었던
순박한 인도네시아 사람들이 정성을 다해 만들어준
너무나 맛있었던 커피의 맛을 정말이지 잊을 수가 없다.
그 더운 정글에서 마셨던 그런 커피의 맛을
언젠가 또 맛보게 될 날이 올까?
일본에 "mon cher"라는 유명한 디저트 가게가 있다.
한국에는 "몽슈슈 mon chou chou"라는 이름으로
수입되어 들어와있는데.
여기 창업자가 김미화라는 재일교포 3세 출신인데
국적도 일본으로 바꾸지 않고
이름도 한국 이름을 고수하며
한국인의 정체성을 잃지 않는 멋진 분이다.
게다가 처음 디저트 시장에 뛰어들었을 때는
이미 일본 디저트계가 포화 상태라
성공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었는데도...
여기서 만든 도지마롤 이라는 디저트는
정말 내가 좋아하는 디저트.
("도지마"는 오사카의 상업지구. 이 디저트 가게가
오사카에서 탄생했다고 해서 이렇게 이름을 지었다고 한다)
도지마롤 이후로 한국에도 이거 카피한 게 분명한
정말 짝퉁스러운 롤케익이 많던데...
어쨌든 한국에서도 판매하고 있는데 가격이
일본의 두 배 정도하는 것 같다.
알고보니 홋카이도 생크림이나 각종 재료에
한국과 일본에 미묘한 차이가있어
일본에서 매일 항공기 편으로 한국으로 들여온다고 하니...
한국에서 비쌀 수 밖에 없는 이유가 납득은 간다.
일본가면 내가 꼭 먹는 디저트 중 하나.
도지마롤.. 가격은 1500엔. 너무 맛있어.
홍콩에도 이 도지마롤 가게가 있던데.
이 창업자가 파리과 뉴욕에 가게를 내는게
꿈이라고 하던데 언젠가 미국에서도 맛볼 수 있기를...
도쿄의 헌책방 거리라는 칸다 진보초 라는 동네에 갔다.
일본어를 잘 했다면 이런 헌책방 거리에서
이책 저책 기웃거리며 책도 몇 권 구입했을텐데...
꿀먹은 벙어리마냥 거리 구경만 했다.
어쨌든 이 서민적인 거리의 분위기가 너무 좋았다는 거.
나 어릴 때는 서울 청계천에도 이런 분위기 비슷한
헌책방 거리가 있었던 것 같은데 요즘도 있는지 모르겠다.
저녁은 내가 정말 좋아하는 튀김덮밥집에서.
여긴 진짜 여러번와도 질리지가 않는다.
고슬고슬한 흰쌀밥에 갓튀긴 튀김.
일본은 어딜가나 흰쌀밥이 어쩜 그리 맛있는 건지.
같은 쌀 문화권인데도 한국이랑은 다른 면이 있다.